'꽁냥이' 챌린지를 탄생시킨 장본인
MBN 사회부 기자가 전하는 기자 이야기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해당 한파 보도 문구는 올해 우리나라 숏폼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꽁꽁 얼어붙은 고양이' 문구를 활용한 이른바 '꽁냥이' 챌린지는아이돌, 인플루언서를 비롯한 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내며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 여러 SNS 플랫폼을 장악했다.

또한 유명세에 맞서 제작된 이시열(정책학과 11) 동문의고양이 프로필과 고양이 명함도 큰 화제를 모았다. 한편으로는 토토 축구 보도가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되며 시민사회의 토토 축구에 대한 친근함을 쌓을 계기가 됐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이에 한파로부터 시민을 지키며 즐거움을 전하는 사회부 기자 이 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이시열(정책학과 12) 씨가 지하철역 동파사고 '물벼락'과 관련해 보도하는 모습. 그는 현재 사회부 법조팀에 소속돼 법원 관련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 이시열 동문
▲ 이시열(정책학과 12) 씨가 지하철역 동파사고 '물벼락'과 관련해 보도하는 모습. 그는 현재 사회부 법조팀에 소속돼 법원 관련 취재를 담당하고 있다. ⓒ 이시열 동문

'꽁냥이' 챌린지 이야기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정책학과를 11학번으로 졸업한 후 MBN 사회부 법조팀에서 일하고 있는 이시열입니다.

'꽁냥이' 챌린지 유명세로 어떤 일상의 변화를 겪으셨나요.

크게 달라진 건 없지만 처음 만나는 분들께 "혹시 꽁꽁 얼어붙은 고양이 아세요?" 라고 묻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젊은 분들의 경우 모르는 분이 없어서 인터뷰를 따는 등의 여러 상황에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어요. 또 부모님께서는 아파트에 이웃 분들께 자랑을 많이 하셨고, 동생은 직장동료들에게 제 고양이 명함을 100통 가량 돌리셨죠.

제 직장 동료들도 어디 가서 "얘가 내 친구다"며 자랑스러워 하셔서 재밌었어요. 또한 저희는 토토 축구를 쓰다 보면 시민 분들을 인터뷰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인터뷰를 하는 입장이라 종종 이목을 받게되는 시민분들은 어떤 마음이 들지 잘 몰랐는데, 제가 반대로 인터뷰를 당해보니 조금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챌린지는 무엇인가요.

다른 인터뷰에서는 질문을 갑작스레 받아 가수 '츄'나 '카리나'의 챌린지를 언급했는데요. 사실 현직 스피치 강사분의 챌린지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스타그램 릴스에서 현직 스피치 강사분이 제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를 전지에 써놓고 "여기서는 발음을 꽁-꽁- 얼어붙은 고양이"라며 하나하나 지적을 해주시더라고요. 릴스를 보며 제 발음이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해당 리포트를 제작한 게 2021년도로, 입사한지 6개월 정도 지났을 때라 지금처럼 단련이 된 목소리가 아니었거든요. 미흡했던 부분을 캐치한 릴스가 나와 기억에 남네요.

MBN 사회부 기자로서의 삶

▲이 씨가 탄생시킨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문구는 숏품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 서은재 토토 축구
▲이 씨가 탄생시킨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문구는 숏품 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 서은재 기자

근황은 어떠신가요.

사회부 사건팀에소속돼 경찰서 출입을 거의 3년 반 정도 했습니다. 보통은 2년 정도 하면 나가는데 저는 너무 오래해서 최근 법조팀으로 이동을 했어요. 현재는 법원을 출입하고 있어서 교대역에 있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고등법원, 대법원 출입을 하고 있어요. 취재 대상도 경찰에서 판사, 검사로 바뀌면서 새로운 지식을 쌓는 중입니다.



사회부 기자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제가 법조팀에 온 지 얼마 안 돼서 사건팀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침 7시 정도에 일어나서 전날 타사 주요 토토 축구, 단독 토토 축구를 살펴보고팩트체크를 합니다. 이때 따라가야 될 토토 축구가 있으면 위에 보고를 하죠. 아침에 토토 축구 발제를 하고, 발제에 대한 취재 지시가 떨어지면 현장에 가서 직접 CCTV도 구하고 목격자도 만나며 자유롭게 취재를 합니다.

토토 축구가 잡히면 영상 취재 기자 분과 취재를 하고 현장에서 토토 축구를 씁니다. 이후 회사로 들어와서 토토 축구를 작업하고 송출하죠. 만약 발제거리가 없으면 취재원들과 약속을 잡아서 이런저런 대화를 하기도 합니다. 보통 직장인들은 '나인 투 식스(9 to 6)'의 삶을 살아가잖아요. 그러나 저희는 오후 7시 뉴스 진행 직전에도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업무가 종료되는 경계선이 모호해요. 항상 하루의 일이 마무리되지 않고 연장되는 느낌입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사건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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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인투더플레이스에서 열린 '너무 착하잖아 전시' 당시의 모습. 이 씨가 직접 제작한 고양이 명함을 들고 있다. ⓒ 이시열 동문
▲지난 7월 20일부터 23일까지 인투더플레이스에서 열린 '너무 착하잖아 전시' 당시의 모습. 이 씨가 직접 제작한 고양이 명함을 들고 있다. ⓒ 이시열 동문

기자 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어떤가요.

저는 긍정적으로 75퍼센트 정도예요. 얼마 전에 절반이라고 말했다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정도는 아닌 것 더라고요. 힘들고 고되긴 하지만 일반인으로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타사의 훌륭한 언론인들과도 교류를 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25퍼센트를 뺀 이유는 아무래도 워라밸 때문이죠.(웃음)

기자 준비 과정

언론직을 희망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저는 호기심도 많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기자를 희망했죠. 실제로도 기자라는 직업이 다이나믹하고평범한 직장인으로서는 경험하지 못할 일을 많이 해볼수 있어서 좋아요.



기자 준비 과정은 어땠나요.

저는 사실 다른 고시 공부를 하다가 진로가 바뀌었던 케이스라 잡다한 지식은 있었습니다. 그래도 다음 카페에서 스터디를 구해 참여했고, 합격자들의 글을 많이 필사했어요. 필기가 중요하긴 하지만 나중에 면접을 가면 그 사람이 대학생 때 겪었던 총체적인 걸 모두 평가하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최대한 많이 하는 게 효과적이에요.



기자를 준비하는 한양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기자라는 직업의 경쟁률이 이전에는 언론고시 정도로 불렸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물론 경쟁률이 높은 언론사들은 힘들 수도 있지만, 기자를 희망하시는 분들이 기자가 안 된 케이스가 적은 것 같아요. 희망하시면 기자라는 직업은 결국 될 수는 있는 것 같거든요. '언젠가는 된다'는 희망을 갖고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론사 필기 시험은 최근에 이슈 됐던 토토 축구들을 주제로 삼아요. 예를 들어 '피해자의 신상 공개 제도'가 주제로 나온다면 보통은 최근 이 주제에 대한 사건이 있어 문제로 나왔을 확률이 높죠. 그래서 해당 주제의 경우 작년에 있었던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이나 등산로 성폭행 사건과 같은 예시를 꼭 답안에 작성해야합니다. 그러니 언론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이라면 토토 축구를 꾸준히 살펴보시는 게 절대적인 팁이라고 생각해요.

비록 힘들고 고된 직업이지만 그걸 보완할 만큼 멋진 직업이에요. 남들이 못하는 경험을 할 수 있고, 한 번 태어났을 때 거의 모든 직업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심이 있으시면 과감히 도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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